스페인에서 귀국 시, 모스크바를 경유하게 되어있었는데, 숙박객으로 넘쳐나는 공항호텔에서 하룻밤 묵는 건 싫었기에, 러시아 관광비자를 취득하고 갔답니다. 모스크바공항에서 택시를 알선해 주는 업자들과 말이 안통해 한 고생 했어요. 공항엔 정규 택시가 없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또한, 도착한 날이 전승기념일(러시아에선 기념일) 이틀 전날이라, 호텔의 경비가 아주 삼엄하더라구요. 군대, 경찰, 사복을 입은 SP가 호텔 내부를 경계하면서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호텔 자체는, 비싼 것도 있어서, 역사가 느껴지는 구조로 되어있었습니다. 방도 청결하고 널찍했어요. 벨보이인 할아버지가, 짐을 방까지 날라다 주었는데, 팁을 건네주니 아주 기뻐하더군요. 저는, 팁을 주는데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편인데, 그 정도로 기뻐하는 걸 보고는 덩달아 기뻐지더라구요. 호텔에 늦게 도착한 탓에, 호텔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으려고 했는데, 아까 그 할아버지가 제지하면서 "거긴 아니야. 맛 없어"라고 하며 손짓 발짓을 하더군요. (추측이지만...) 그 후, 손짓 발짓을 하면서 어디어디 가게로 가라고 하였는데, 잘 모르겠다고 하니, 일을 내팽개쳐두고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가게까지 안내해 주었답니다. 거긴, 아제르바이젠 요리집이었는데, 아주 맛있었어요. 관광지와도 가까워서 붉은 광장 등을 맘껏 돌아다닐 수 있었답니다. (전승기념일 전날까지 경비가 아주 삼엄했지만) 러시아의 다른 호텔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비싸긴 해도 안심하고 머물 수 있는 곳이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