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의 수많은 호텔들 중에서, 여기 이 호텔에 묵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네요. 우선, 직원들. 모든 직원들이 정중하면서도 아주 친절하게 접대해 준답니다. 게다가, 고급호텔에서 자주 보이는 긴장감같은 모습도 전혀 없는, 정말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하더라구요. 체크인을 하고나니 곧바로 지도를 펼쳐 호텔 주변에 대한 정보나 이스탄불에서 볼만 한 곳에 대한 설명을 해 주었고, 세세한 질문사항에도 명확하게 답해 주는 등, 정말 친절하게 대해 주시더군요. 호텔 자체는 디자이너스호텔같은 모던한 분위기예요. 최상층에 있는 펜트하우스 이외엔 다 같은 요금으로 설정되어 있었는데, 방 구조도 다 같다고 하더라구요. 저희들은 41호에서 이틀, 22호에서 하룻밤 묵었습니다. (4연박 하고싶었는데, 아무리해도 3일밖에 머물지를 못해서, 결국 다른호텔에서 하룻밤 묵은 후 4일째에 다시 돌아와 묵었답니다. 그만큼 편안함을 주는 호텔이었어요) 방에서는 저 멀리 구시가지의 마을풍경이 보이더군요. 호텔 근처에는 모스크도 있어, 하루 다섯 번 아잔(예배를 알리는 소리)을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솔직히, 새벽 4시 반쯤에 아잔소리에 잠을 깨야만 했던 게 좋은 일은 아니었는데, 이슬람국가에 와 있다는 실감이 나더라구요. 방은 전부 스위트룸 타입이었는데, 널찍하고 청결한 침대에 거실과 부엌까지 딸려 있었다는 사실. 전자렌지가 있기때문에 밖에서 사 온 음식을 데워먹을 수도 있답니다. 숟가락, 포크, 나이프, 도마도 있었어요. 욕실은, 욕조는 없어도 샤워기가 6개나 달려있는 최신식 레인샤워룸이 있었는데, 온도조절은 물론, 수압까지도 흠 잡을 데가 없더라구요. 일본인에게 있어 욕조는 아주 중요한데, 이거라면 샤워만으로도 쾌적하게 지낼 수 있겠다 싶더군요. 욕실아메니티는 전부 몰튼브라운(Molton Brown)사 제품이었는데, 사용감이 정말 끝내줬답니다. 슬리퍼도 푹신푹신했고, 때밀이용 핸드타월같은 것도 있었어요. 칫솔은 없으니까 주의하시길. 또한, 티백은 무료입니다만 커피는 유료더라구요. 미네랄워터도 무료가 아니었어요. 조식은 1층 로비에서 먹었었는데, 계란요리만은 주문해서 먹는 스타일이더군요. 뷔페의 내용은, 치즈는 많았습니다만 과일과 야채가 적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대신에 말린과일이 풍부하게 준비되어 있었는데, 특히 무화과가 맛있더라구요. 팬케이크에 벌꿀(이게 또 맛있다는!)을 바른 거랑 말린과일만 계속 먹었었답니다. 밤에 주문을 하면 방으로 가져와주는 서비스도 있더군요. 넓은 방에서 느긋하게 조식을 즐기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마지막 날은 이른 아침 비행기 편이라 조식을 먹진 못했습니다. 공항에서 조식을 먹었으면 한다 라고 얘기를 했더니, "조식을 넣은 도시락통"을 준비해 주더라구요. 정말이지 이 호텔은, 하나부터 열까지 웃는 얼굴로 저희들의 모든 요구를 정성껏 들어주었답니다. 호텔은, 신시가지구의 노면전차 역인 "토프하네"역에서 도보 5분인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역에서 호텔까지의 오르막길 경사가 엄청 심하기 때문에, 슈트케이스를 끌고 올라간다는 생각은 애초에 버리시는 편이 좋다고 봐요. 저희들은 공항에서 픽업서비스(편도 50유로)를 부탁했었답니다. 또한, 호텔에서 번화가인 탁심(Taxim)이나 갈라타사라이(Galatasaray)까지는 도보로 약 15분 거리인데, 양쪽 다 급경사인 오르막길을 오르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허리나 다리가 약하신 분들에겐 추천드리기가 좀 그렇네요. 이게 이 호텔의 유일한 단점이랄까.. 그래도, 정말 이 호텔에 묵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이스탄불을 다시 찾을 날이 있다면, 망설임없이 이 호텔에 묵을겁니다.…